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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엄마의 검은색 구두가 현관에 그대로다.
작년 봄, 엄마는 그것을 신고 병원에 갔다. 그 뒤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돌아왔지만 이미 낯선 사람이었다.
요양원에서 만난 엄마는 매일 창밖을 본다. 나를 알아볼 때도, 모를 때도 있다. 신발은 여전히 현관에 있다.
어제 동생이 물었다. "그 신발 왜 아직도 두고 있어?"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오늘 나는 신발을 들었다. 바닥이 많이 닳아있었다. 왼쪽이 오른쪽보다 훨씬 더. 엄마가 평생 왼발에 무게를 실으며 걸었던 거다.
그 작은 마모 안에는 수십 년의 발걸음이 있었다. 출근길, 장보러 가는 길, 내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가던 길. 모든 발걸음이 왼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신발을 다시 놨다.
내일 요양원에 가야겠다. 엄마에게 물어봐야겠다. 비록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언제부터 이 신발을 신었는지, 어디를 다녔는지, 왜 자꾸만 왼쪽으로 기울었는지.
신발은 기억한다. 엄마가 잊었을 때도 신발은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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