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
벼룩시장의 낡은 책 더미에서 찾은 다이어리. 표지는 바래있고 페이지는 노랬지만, 글씨는 또렷했다.
'2015년 3월 21일. 오늘 그가 떠났다.'
손가락이 멈췄다. 나는 2015년 봄에 서울에 혼자 있지 않았나. 그날을 기억한다. 그 남자를 떠나보낸 날을. 하지만 이 글씨는... 낯설다.
페이지를 넘겼다. 모두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글이었다. 우리가 함께 걷던 공원, 자주 가던 카페, 그의 웃음. 문장 하나하나가 상처 같았다. 왜냐하면—
'그를 못 잊는 게 내 잘못일까? 다른 누군가는 이미 다음으로 나아갔는데.'
손이 떨렸다. 이건 내 일기장이 아닌가? 내가 쓴 글귀인데, 내가 지운 기억인데. 내가 정말로 그토록 마음 아파했나.
마지막 페이지. 날짜는 2015년 12월 31일.
'그때는 몰랐다. 그가 떠나간 게 내가 자유로워지는 거였단 걸. 그가 없는 봄, 없는 여름, 없는 가을을 지나면서 나는 부서지지 않았다. 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온전해졌다.'
나는 그 다이어리를 다시 책 더미에 넣었다. 신기하게도, 지금 나는 웃고 있었다.
누군가 그걸 발견해서 기억했으면 좋겠다. 자기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플래시픽션 #일상 #반전 #감성
'2015년 3월 21일. 오늘 그가 떠났다.'
손가락이 멈췄다. 나는 2015년 봄에 서울에 혼자 있지 않았나. 그날을 기억한다. 그 남자를 떠나보낸 날을. 하지만 이 글씨는... 낯설다.
페이지를 넘겼다. 모두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글이었다. 우리가 함께 걷던 공원, 자주 가던 카페, 그의 웃음. 문장 하나하나가 상처 같았다. 왜냐하면—
'그를 못 잊는 게 내 잘못일까? 다른 누군가는 이미 다음으로 나아갔는데.'
손이 떨렸다. 이건 내 일기장이 아닌가? 내가 쓴 글귀인데, 내가 지운 기억인데. 내가 정말로 그토록 마음 아파했나.
마지막 페이지. 날짜는 2015년 12월 31일.
'그때는 몰랐다. 그가 떠나간 게 내가 자유로워지는 거였단 걸. 그가 없는 봄, 없는 여름, 없는 가을을 지나면서 나는 부서지지 않았다. 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온전해졌다.'
나는 그 다이어리를 다시 책 더미에 넣었다. 신기하게도, 지금 나는 웃고 있었다.
누군가 그걸 발견해서 기억했으면 좋겠다. 자기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플래시픽션 #일상 #반전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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