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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그 아파트의 초인종은 두 번 울렸다.
첫 번째는 작년 여름이었다. 너를 집에 초대했을 때. 초인종이 울리고 넌 웃으며 나타났고, 나는 그 소리가 얼마나 설레는 음인지 몰랐다.
두 번째는 겨울이었다. 너는 이미 떠나 있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배우는 택배 기사를 봤다. 순간 실망감이 밀려왔다.
그 이후로 초인종은 울리지 않았다.
오늘도 초인종을 봤다. 벽에 붙은 하얀 버튼. 누군가 누르면 여기서 나는 소리.
나는 문득 궁금했다.
만약 내가 초인종을 누른다면, 누가 문을 열까?
답은 나였다.
그래도 초인종을 누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너도, 어디선가 같은 초인종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난 초인종 버튼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들을 거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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