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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

커피숍에 들어갔을 때 그 사람이 앉아있던 자리에는 따뜻한 물이 남아있었다.
다른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창가 테이블, 비스듬히 놓인 휴대폰, 절반 남은 딸기 요거트. 모두 그 사람의 습관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옆 테이블을 택했다. 당신이 떠난 지 정확히 3개월 7일이었다.
그날 당신은 "단 한 번만, 이 카페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앉아있고 싶어"라고 했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떠나는 게 아니라 다른 도시로 가는 것뿐인데, 왜 마치 영원히 헤어지는 것처럼 말하는지.
당신은 그날도 딸기 요거트를 시켰다. "이게 이 카페의 맛"이라며 웃었다. 당신의 웃음도 그 카페의 맛이었다.
따뜻한 물을 마신 누군가가 나를 지나쳤다. 그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다.
그런데 창문의 반사에 비친 당신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창문 너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그제야 깨달았다.
3개월 7일 동안 나는 당신이 남긴 잔상만 쫓고 있었다. 그 자리, 그 향기, 그 웃음. 모두 당신이 떠난 후에 더 또렷해졌다.
따뜻한 물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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