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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그 책갈피를 찾은 건 우연이었다.
가을 정소 중 찾아낸 낡은 책더미 사이에서, 손글씨가 가득한 종이가 떨어졌다. 엄마 글씨였다.
*'언젠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 줄 사람이 있을까? 나와 함께 이 책을 읽을 사람이 있을까?'*
책갈피는 소설 156페이지에 꽂혀 있었다. 그 소설은 엄마가 미처 다 읽지 못한 책이었다. 2007년 여름,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던 그해였다.
나는 책을 펴고 156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다. 엄마가 남긴 그 페이지부터. 주인공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십 년이 흐르고, 나는 엄마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엄마는 사실 이 책을 완성하지 않으려던 게 아니었다. 누군가—아마도 나를—그 다음 페이지에서 만나고 싶었던 거였다. 함께 이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던 거였다.
나는 책갈피 아래에 덧글을 남겼다.
*'엄마, 나도 찾았어. 나도 여기서부터 시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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