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번호
연락처를 삭제하는 손가락이 떨렸다.
그동안 수백 번은 누른 이름이었다. 밤 11시 쯤 '뭐 해?'라는 메시지를 보낼 때, 아무 답장도 없이 하루가 끝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번호는 내 폰에 남아있었다.
이제 지운다.
'삭제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번호는 연락처 목록에서 사라졌지만,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또렷하게 남아있었다. 그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 그 사람이 보낸 생각 없는 메시지들, 그 모든 흔적이 지워졌다.
밤이 깊어졌다.
무언가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폰을 들었다. 그 번호로. 하지만 검색창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지워졌다. 완벽하게.
그런데 이상했다.
번호는 없는데, 그 사람의 목소리는 들렸다. 폰 화면 어딘가에서. 아니, 내 마음 어딘가에서. "안녕, 잘 지냈어?"
번호는 지워졌지만, 그 사람은 남아있었다.
아, 이걸 깨닫는 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우리가 헤어지는 데 걸린 시간보다도 오래.
그동안 수백 번은 누른 이름이었다. 밤 11시 쯤 '뭐 해?'라는 메시지를 보낼 때, 아무 답장도 없이 하루가 끝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번호는 내 폰에 남아있었다.
이제 지운다.
'삭제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번호는 연락처 목록에서 사라졌지만,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또렷하게 남아있었다. 그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 그 사람이 보낸 생각 없는 메시지들, 그 모든 흔적이 지워졌다.
밤이 깊어졌다.
무언가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폰을 들었다. 그 번호로. 하지만 검색창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지워졌다. 완벽하게.
그런데 이상했다.
번호는 없는데, 그 사람의 목소리는 들렸다. 폰 화면 어딘가에서. 아니, 내 마음 어딘가에서. "안녕, 잘 지냈어?"
번호는 지워졌지만, 그 사람은 남아있었다.
아, 이걸 깨닫는 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우리가 헤어지는 데 걸린 시간보다도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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