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tertainment

반쪽의 세상

아침 지하철. 음악을 눌렀는데 왼쪽 귀에서만 소리가 났다. 우측 이어폰이 죽었다.
처음엔 불편했다. 균형이 깨진 느낌. 하루 종일 한쪽만 들으며 일했다.
퇴근길. 여전히 왼쪽 귀로만 팝송이 흘렀다. 그런데 오른쪽 귀가 생생해졌다. 발걸음 소리. 옆 사람의 웃음소리. 아이 옹알이. 신호음. 바람.
평소엔 못 들었던 것들이었다.
집에 와서 이어폰을 켰다 껐다 해봤다. 왼쪽만, 오른쪽만, 그리고 양쪽.
양쪽으로 들으니 마스킹되는 것들이 있었다. 이어폰이 크면 클수록 바깥 세상이 작아진다는 걸 이제 알았다.
다음 날 수리점에 갈 생각을 했다가 멈췄다.
그리고 한쪽 이어폰만 끼우고 출근했다. 우리가 놓친 반쪽의 세상을 들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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