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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편지

이사하던 날, 벽장 뒤에서 낡은 봉투를 찾았다.
손글씨로 된 주소. 2008년 소인. 미처 보내지 못한 편지였다.
호기심에 편지를 펼쳤다. 글씨는 어린아이의 손글씨였다.
> 할아버지께
> 아, 이 편지를 어떻게 보낼 말을 모르겠어요.
그 아래는 그려진 그림. 할아버지와 손녀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색연필로 칠한 그림이 희미했다.
나는 그 편지를 잠시 응시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10년 전에 돌아가셨다. 엄마는 그 시절 말을 거의 안 하셨다. 가족 사진도 많지 않았다.
"엄마, 이 편지 누가 썼어?"
엄마는 주방에서 나를 봤다. 손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눈은 멈춰있었다.
"...그거."
"뭐?"
"내가 썼어. 아홉 살 때."
엄마는 앞치마를 벗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할아버지한테 못 전했어. 그 다음 주에... 돌아가셨거든."
나는 편지를 다시 읽었다.
그제야 보였다. 끝부분이 지워진 흔적. 어린 손가락으로 여러 번 문질렀던 흔적이.
"이 뒷면도 있어?"
엄마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편지를 돌렸다.
작은 글씨로 다시 쓰인 문장이 있었다.
> 지금도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그 글씨를 손가락으로 따라 그었다. 오래 그렸다.
"손녀가... 너였구나."
내 손은 자신도 모르게 엄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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