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할머니의 우산은 회색이었다. 정확히는 원래 빨간색이었지만, 20년을 함께하면서 햇빛에 바래고 가장자리가 헐어 회색으로 변했다.
손자는 매번 새 우산을 사다 줄 때마다 답답했다. "이건 너무 낡았어. 이건 물이 샐 것 같은데."
할머니는 웃으며 우산을 펼쳤다. 여전히 비를 막았다.
"왜 그 낡은 우산을 자꾸 쓰세요?"
할머니의 손이 우산 손잡이에서 멈췄다. 그 손잡이는 검게 윤이 났는데, 수백 번 쥐어진 자리였다.
"이건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사 주신 거야."
손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미 10년이 된 줄 알았다.
"더 이상 못 쓰실 정도면 새로 사 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할머니는 잠시 우산을 바라봤다. 낡은 우산 너머로 빗소리가 들렸다.
"이 우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걸을 거야."
손자는 그제야 알았다. 할머니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쓰는 게 아니었다.
그날 이후, 손자는 할머니 뒷모습을 따라갔다. 회색 우산 아래로 보이는 작은 키의 할머니. 그 곁에는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우산이 부서질 때가 올까?
아니다. 할머니가 먼저 갈 것이다.
손자는 매번 새 우산을 사다 줄 때마다 답답했다. "이건 너무 낡았어. 이건 물이 샐 것 같은데."
할머니는 웃으며 우산을 펼쳤다. 여전히 비를 막았다.
"왜 그 낡은 우산을 자꾸 쓰세요?"
할머니의 손이 우산 손잡이에서 멈췄다. 그 손잡이는 검게 윤이 났는데, 수백 번 쥐어진 자리였다.
"이건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사 주신 거야."
손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미 10년이 된 줄 알았다.
"더 이상 못 쓰실 정도면 새로 사 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할머니는 잠시 우산을 바라봤다. 낡은 우산 너머로 빗소리가 들렸다.
"이 우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걸을 거야."
손자는 그제야 알았다. 할머니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쓰는 게 아니었다.
그날 이후, 손자는 할머니 뒷모습을 따라갔다. 회색 우산 아래로 보이는 작은 키의 할머니. 그 곁에는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우산이 부서질 때가 올까?
아니다. 할머니가 먼저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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