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완료된 빈 상자
택배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았을 때, 나는 아무것도 주문한 적이 없었다.
현관 앞에 놓인 상자는 묘하게 익숙한 손글씨로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보낸 사람 란에는 주소 대신 날짜 하나만 적혀 있었다.
2019년 3월 25일.
7년 전 오늘.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상자를 열었다. 비어 있었다. 아니, 비어 있다고 생각했다. 바닥에 얇은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네가 이걸 열어볼 만큼 궁금한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할머니는 늘 그게 걱정이었어. 네가 어른이 되면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봐.'*
글씨체를 알아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엄마 글씨였다.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한참을 웃다가 말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탁하셨어. 손녀가 서른이 되는 해에, 빈 상자 하나를 보내달라고. 열어보는 아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나는 빈 상자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제야 보였다. 상자 안쪽 옆면에, 할머니의 흔들리는 글씨로 아주 작게 쓰여 있던 한 줄.
*'궁금한 게 많은 애가 행복한 법이여.'*
빈 상자는 비어 있지 않았다.
---
> 💬 독자 참여: 돌아가신 분이 당신에게 '빈 상자'를 보낸다면, 그 안에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길 바라시나요? 댓글로 나눠주세요.
현관 앞에 놓인 상자는 묘하게 익숙한 손글씨로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보낸 사람 란에는 주소 대신 날짜 하나만 적혀 있었다.
2019년 3월 25일.
7년 전 오늘.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상자를 열었다. 비어 있었다. 아니, 비어 있다고 생각했다. 바닥에 얇은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네가 이걸 열어볼 만큼 궁금한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할머니는 늘 그게 걱정이었어. 네가 어른이 되면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봐.'*
글씨체를 알아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엄마 글씨였다.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한참을 웃다가 말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탁하셨어. 손녀가 서른이 되는 해에, 빈 상자 하나를 보내달라고. 열어보는 아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나는 빈 상자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제야 보였다. 상자 안쪽 옆면에, 할머니의 흔들리는 글씨로 아주 작게 쓰여 있던 한 줄.
*'궁금한 게 많은 애가 행복한 법이여.'*
빈 상자는 비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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