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tertainment

버려진 초대장

지하철 계단에서 발견한 초대장은 구겨지고 낡았다. 금박이 벗겨진 모서리, 펼쳐 보니 손글씨가 보인다.
*'당신을 우리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2015년 5월 10일.'
그 날이 오늘이었다. 정확히 11년 전. 손에서 떨렸다.
그날, 나는 가지 않았다. 그녀의 결혼식에. 그녀와 싸우고 있었다. 아직도 왜 싸웠는지 기억이 안 난다. 사소한 것이었을 거다. 그런데 자존심이 상해서, 아니 마음이 상해서, 초대장을 읽고도 '아, 몰라'라고 중얼거리고 던져버렸다.
그 후로 헤어졌다. 우연이 아니라 내 선택이었다. 초대장을 거절하는 것만으로도 그녀와의 끈이 끊어졌다.
11년. 내 손에는 그녀의 초대장이 다시 있다. 같은 지하철역, 같은 계단.
핸드폰을 들었다. SNS에서 그녀를 찾는 데 3초가 걸렸다.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아이 둘. 아직도 웃고 있었다.
나는 초대장을 다시 구겨서 주머니에 넣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기회다.
그날 밤, 나는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 난 잘 지내고 있어. 너는?'
답장은 5분 뒤에 왔다. 그리고 그 글귀는, 마치 11년을 기다렸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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