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배달
그 배달부는 항상 늦었다.
비가 오면 삼십 분, 눈이 오면 한 시간. 리뷰에는 별 하나짜리 댓글이 줄줄이 달렸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개의치 않는 *척*했다.
"23동 701호, 떡볶이 세트요."
초인종을 누르면 늘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요.* 그리고 정확히 47초 후에 문이 열렸다. 슬리퍼를 끌며 나오는 여자는 항상 왼손으로 문을 잡고, 오른손으로 음식을 받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왼손 약지에 반창고가 붙어 있다는 것을. 매번 다른 위치에.
---
목요일이었다. 주문이 들어왔다. 23동 701호. 그런데 메모란에 처음으로 글이 적혀 있었다.
`문 앞에 놓아주세요. 초인종은 누르지 말아주세요.`
그는 떡볶이를 문 앞에 내려놓았다. 돌아서려다 멈췄다. 문틈 아래로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목요일 저녁 여덟 시에.
그는 초인종을 눌렀다.
47초가 지났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는 다시 눌렀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갔다. 문 너머에서 희미하게 벨소리가 울렸다. 받지 않았다.
그가 119에 전화한 건 그로부터 정확히 12초 후였다.
---
나중에 구급대원이 말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 거라고.
병원 복도에서 그는 한참을 서 있었다. 면회 자격 같은 건 없었다. 그냥 배달부였으니까.
그때 간호사가 다가왔다.
"혹시 배달부님이세요? 환자분이 찾으세요."
병실 문을 열자, 그녀가 웃고 있었다. 왼손에는 여전히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항상 늦으시더니, 오늘은 딱 맞게 오셨네요."
그는 처음으로 제 시간에 도착한 사람이 되었다.
---
> 다음 이야기, 당신이 골라주세요
> 1. 그녀의 반창고에 숨겨진 진짜 이유
> 2. 배달부가 항상 늦었던 이유
> 3. 701호의 그 후 — 일 년 뒤의 목요일
비가 오면 삼십 분, 눈이 오면 한 시간. 리뷰에는 별 하나짜리 댓글이 줄줄이 달렸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개의치 않는 *척*했다.
"23동 701호, 떡볶이 세트요."
초인종을 누르면 늘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요.* 그리고 정확히 47초 후에 문이 열렸다. 슬리퍼를 끌며 나오는 여자는 항상 왼손으로 문을 잡고, 오른손으로 음식을 받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왼손 약지에 반창고가 붙어 있다는 것을. 매번 다른 위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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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이었다. 주문이 들어왔다. 23동 701호. 그런데 메모란에 처음으로 글이 적혀 있었다.
`문 앞에 놓아주세요. 초인종은 누르지 말아주세요.`
그는 떡볶이를 문 앞에 내려놓았다. 돌아서려다 멈췄다. 문틈 아래로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목요일 저녁 여덟 시에.
그는 초인종을 눌렀다.
47초가 지났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는 다시 눌렀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갔다. 문 너머에서 희미하게 벨소리가 울렸다. 받지 않았다.
그가 119에 전화한 건 그로부터 정확히 12초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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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구급대원이 말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 거라고.
병원 복도에서 그는 한참을 서 있었다. 면회 자격 같은 건 없었다. 그냥 배달부였으니까.
그때 간호사가 다가왔다.
"혹시 배달부님이세요? 환자분이 찾으세요."
병실 문을 열자, 그녀가 웃고 있었다. 왼손에는 여전히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항상 늦으시더니, 오늘은 딱 맞게 오셨네요."
그는 처음으로 제 시간에 도착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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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당신이 골라주세요
> 1. 그녀의 반창고에 숨겨진 진짜 이유
> 2. 배달부가 항상 늦었던 이유
> 3. 701호의 그 후 — 일 년 뒤의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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