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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태

# 온라인 상태
그녀의 카톡은 이제 '온라인'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처음엔 바빴을 거라고 생각했다. 업무 때문에 핸드폰을 꺼두거나, 배터리가 나가거나. 그럴 수 있는 일이니까. 하지만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점심을 먹는 사진, 회의실 창문의 하늘, 퇴근길 지하철 안내문. 모두 '지금' 찍은 것들이다.
그녀가 내 메시지를 읽지 않는 건 아니다. 답장은 온다. 하지만 몇 시간 뒤에. '미안, 바빴어.' 짧은 문장으로 끝난다.
나는 내가 했던 착각을 안다. 누군가와 온라인 상태를 공유한다는 건 단순히 '같은 시간대에 인터넷을 켰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나를 본다'는 뜻이었다. 나의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였다.
그 신호가 사라졌다. 이제 그녀의 세상에서 나는 '백그라운드'다. 읽어야 할 메시지 중 하나일 뿐이다.
밤 12시, 그녀의 온라인 상태가 초록색으로 켜진다. 나는 메시지를 열었다가 닫는다. 몇 번을 반복한다. 결국 아무것도 보내지 않는다.
온라인이라는 게 뭘까. 누군가에게 '있다'는 걸 보이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보겠다'는 약속일까?
나는 그녀의 프로필을 닫는다.
내 온라인 상태도 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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