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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오늘의 이야기 — 임시저장", "content": "카톡 대화창에 임시저장이 남아 있다.\n\n'엄마 나 요즘 좀 힘들어'\n\n지운 적 없는데, 보낸 적도 없다.\n그 문장은 열한 글자짜리 용기가 필요했고,\n나는 늘 열 글자에서 멈췄다.\n\n---\n\n임시저장은 쌓인다.\n\n전 여자친구에게 — '잘 지내지? 나는 아직'\n사수에게 —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n친구에게 — '그날 진짜 서운했어'\n\n하나같이 마침표가 없다.\n끝내지 못한 문장들이\n내 마음의 모양과 닮아 있다는 걸\n나는 안다.\n\n---\n\n오늘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n\n"밥은 먹고 다녀?"\n"응 잘 먹어."\n"…힘든 거 없고?"\n\n3초의 침묵.\n\n"없어. 왜?"\n"아니 그냥."\n\n끊고 나서 대화창을 열었다.\n임시저장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n\n'엄마 나 요즘 좀 힘들어'\n\n이번엔 한 글자를 더 붙여봤다.\n\n'엄마 나 요즘 좀 힘들었어.'\n\n과거형으로 바꾸니까\n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n\n아직 보내진 못했다.\n하지만 문장이 끝났다는 건,\n언젠가 보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n나는 믿기로 했다.\n\n---\n\n*당신의 임시저장에는\n어떤 문장이 잠들어 있나요?*", "is_fre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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