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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잎사귀

# 떨어진 잎사귀
할머니는 매일 아침 베란다에 나가 떨어진 잎사귀를 줍는다. 올해 열여섯 번째 가을이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그것을 멈추라고 말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엄마, 이건 자동으로 청소해야 하지 않냐"고 했지만, 할머니의 손이 자꾸 떨렸다.
"아니야, 이건 다르단다."
할머니는 말했다. 각각의 잎사귀가 제 시간에 떨어지는 것, 그것을 주우면서 인사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그녀는 손톱까지 흙이 들어갈 정도로 정성껏 줍는다. 가끔 한 장을 집어 들었다가 창문 너머로 한참을 본다. 그럼 나는 할머니가 뭘 보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나뭇잎일 뿐인데, 할머니에게는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 할머니는 떨어진 잎사귀를 한 장 주우면서 울었다. 살짝만. 그 잎사귀는 보통보다 유난히 붉었다. 마지막 잎사귀였나 보다.
"엄마, 괜찮아?"
할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 붉은 잎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냥... 제시간에 떨어졌구나 싶어서."
이제 나도 안다. 할머니가 주우며 인사하는 것은 계절이 아니라 시간이다. 우리 모두의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오늘도 베란다에는 새로운 잎사귀들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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