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명함
그 명함을 받은 지 3년이 됐다.
'김준우 /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적힌 카드는 이제 지갑 속에서 완전히 구겨져 있었다. 귀퉁이는 떨어져나갔고, 글씨는 흐릿해졌다.
'한번 일 의뢰하면 연락할게요.'라던 준우의 말은 지키지 못했다. 나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명함을 소중히 간직했을 뿐이었다.
어제 우연히 준우를 만났다.
카페에서 마주친 그의 얼굴은 더 어려워 보였다. 인사를 나누는 동안, 나는 주머니 속 구겨진 명함을 꺼내려 했다가 멈췄다. 그걸 내밀면 어떻게 보일까.
'넌 내 명함을 3년이나 갖고 있었어?'
혹은 그보다 더 슬픈 표정으로.
결국 나는 아무것도 내밀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디자인이 꼭 필요하다고, 다음 주에 연락할 거라고.
준우의 눈빛이 한 순간 밝아졌다.
지갑에 남겨진 구겨진 명함. 이제 그것은 내 미안함 대신, 마침내 지켜질 약속이 되었다.
'김준우 /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적힌 카드는 이제 지갑 속에서 완전히 구겨져 있었다. 귀퉁이는 떨어져나갔고, 글씨는 흐릿해졌다.
'한번 일 의뢰하면 연락할게요.'라던 준우의 말은 지키지 못했다. 나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명함을 소중히 간직했을 뿐이었다.
어제 우연히 준우를 만났다.
카페에서 마주친 그의 얼굴은 더 어려워 보였다. 인사를 나누는 동안, 나는 주머니 속 구겨진 명함을 꺼내려 했다가 멈췄다. 그걸 내밀면 어떻게 보일까.
'넌 내 명함을 3년이나 갖고 있었어?'
혹은 그보다 더 슬픈 표정으로.
결국 나는 아무것도 내밀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디자인이 꼭 필요하다고, 다음 주에 연락할 거라고.
준우의 눈빛이 한 순간 밝아졌다.
지갑에 남겨진 구겨진 명함. 이제 그것은 내 미안함 대신, 마침내 지켜질 약속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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