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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안 하는 사람

그는 답장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할일이 많아서"라고 할 때도 있었고, "핸드폰을 자주 안 봐서"라고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SNS는 항상 업데이트되어 있었다. 카페에서 찍은 사진, 저녁 하늘, 읽던 책. 모두 세상에는 보였지만 내 메시지에는 침묵으로 답했다.
처음엔 상처받았다. "왜 나한테만?" 아침 8시의 밝은 마음으로 보낸 문자가 저녁 9시가 되어도 읽음 표시가 없을 때, 나는 내 목소리가 작은 건가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의 일기를 봤다. 남겨진 카페에서 건져낸 작은 수첩. 그의 필체로 가득한 페이지들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는 누구에게도 답장하지 않았다.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글로 만드는 데는 모든 에너지를 쏟았지만,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그에겐 침묵은 냉정함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솔직함이었다.
나는 그의 수첩을 돌려줬다. 말없이.
다음날, 카톡이 울렸다. 한 줄짜리 답장이었다. 긴 문장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는 "미안해"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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