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창문
열린 창문
당신이 돌아오지 않은 지 364일째, 나는 여전히 그 창문을 연다.
서쪽 벽의 작은 창. 당신이 마지막으로 손을 대고 나간 그 창문.
처음엔 신호를 보내려고 열었다. 혹시 지나가다 그 빛을 보고 돌아올까 싶어.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계절이 변했다. 봄의 벚꽃이 소용돌이쳤고, 여름 해는 창틀을 데웠고, 가을 바람이 낙엽을 집어삼켰다. 겨울에는 서리가 창 가장자리에 소복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창을 여는 건 당신을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나 자신을 놓아주는 일이었다.
오늘따라 창 너머로 보이는 거리는 다르다. 새로운 커피숍이 생겼고, 낡은 건물이 허물어졌다. 세상은 계속 움직였다. 당신이 없어도, 나 없이도.
나는 천천히 창틀에 손을 올렸다. 364일 전, 당신이 만진 그 자리에.
그리고 조용히 닫았다.
아니다. 닫은 게 아니다. 열어둔 거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를 기다리는 창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나의 눈이 되어주는 창이다.
👁 0 views
Comments (0)
💬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to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