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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전구

그 불빛이 꺼진 지 사흘째였다.
엄마가 싫어하던 천장의 백열전구. "요즘 누가 저런 걸 써? LED로 바꿔" 라며 몇 번이나 잔소리했었다. 하지만 아빠는 그 따뜻한 빛을 고집했다. 저 빛이 없으면 이 집이 집이 아니라고.
아빠는 사흘 전 출장을 떠났다. "두 주 정도 있을 거야" 그렇게 말했다.
오늘도 나는 그 꺼진 전구를 바라봤다. 사실 LED로 바꿀 수도 있었다. 엄마도 벌써 여러 번 권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그 불이 아빠를 집으로 이끄는 무언가라도 되는 양.
"너... 혹시 아빠 기다리는 거야?"
엄마의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럼 이대로 두자.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그날 밤, 우리는 그 어두운 천장을 함께 바라봤다. 어쩌면 아빠도 어딘가에서 우리를 생각하며,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별을 보고 있을지도 몰라.
전구가 켜질 때까지, 우리는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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