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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지하철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외면했다. 요즘따라 거울 보는 게 싫었다.
앞자리 할머니가 자꾸 뒤를 돌아본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나? 고개를 숙였다.
"당신, 혹시..." 할머니가 먼저 말을 걸었다. "무거운 마음 가지고 있니?"
낯선 사람의 말인데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럼 내가 틀린 거네." 할머니가 웃으며 다시 앞을 봤다. "내 손자도 그렇게 창밖을 봤거든. 마음이 무거울 때만. 어제는 웃으면서 창밖을 봤어. 그 모습 본 뒤로 내가 밝아졌어."
자신이 창밖을 보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창밖으로는 햇빛이 스쳐 지나갔다. 빌딩과 차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 어딘가에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할머니가 역에서 내렸다. 가면서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웃음 때문에, 자신도 창밖으로 웃음을 던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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