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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엄마는 나를 데려갈 때 항상 같은 열쇠를 썼다. 낡은 구리 열쇠. 그 열쇠가 이제 내 손에 있다.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은 날, 그 열쇠로 더 이상 무엇도 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주택이 이미 팔렸거든. 하지만 엄마는 매일 내게 물었다. "저 열쇠 어디 뒀어?"
그래서 나는 매일 같은 거짓말을 했다. "엄마, 지금 없는데 찾아볼게."
어제 밤, 요양원의 선생님이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벽을 손톱으로 긁으며 자꾸 "열쇠 열쇠" 중얼거린다고. 차라리 내가 가져가서 그냥 돌려달라고 하는 게 낫지 않냐고.
나는 그 낡은 구리 열쇠를 들었다.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엄마 손체온이 아직 남아있나 싶으며.
내일 아침, 나는 그 열쇠를 들고 간다. 엄마에게 말할 거다. "찾았어. 여기 있어." 그리고 그 열쇠를 엄마 손에 쥐어주고, 엄마가 내 손을 꼭 쥐고 우는 모습을 봐야겠지.
그 열쇠는 이제 더 이상 무엇도 열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만 열 수 있다. 기억이 사라져가는 사람의 마음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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