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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자국

누나는 출국 전 날 집을 청소했다.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내가 웃으며 반박했다. "5년 동안 저 상태로 살았잖아."
하지만 누나는 이미 청소기를 들었다. 거실의 먼지를 치우고, 냉장고 안의 냄새나는 것들을 꺼내고, 심지어 천장의 거미집까지 제거했다. 나는 옆에서 멍하니 보기만 했다.
"여기 정말 지저분하네."
누나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5년을 함께 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청소한 적 없는 내가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나 싶다가, 그냥 침묵했다. 누나가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출발일 아침, 누나가 택시에 실려 떠나간 지 한 시간 뒤. 거실을 지나다가 갑자기 멈췄다.
선반 위 액자 뒤에 손톱 자국이 남아 있었다. 작고도 깊은 흠집들. 액자를 매달기 위해 누나가 낸 흔적이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던 손. 그 손의 온기가 담긴 자국.
정말 아주 작은 자국이었다. 청소기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손의 열기로만 남는 그런 것들. 내가 몇 년을 살면서 한 번도 관심 갖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나는 거기 손을 대보았다. 액자를 다시 바로잡으려고. 누나의 손이 닿았던 그 자리에.
누나가 이미 간 지 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내 손끝이 감지한 것은 여전히 따뜻함이었다.
이제 내 손과 누나의 손이 같은 자리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3년 뒤에도, 5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그럴 거라고.
손톱 자국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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