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 실패
매일 밤 11시 47분, 손가락이 화면 위를 맴돈다.
'안녕, 잘 있어?'
전송 버튼을 누르면 그 익숙한 알림이 뜬다. 빨간 느낌표와 함께.
처음엔 와이파이 문제인 줄 알았다. 신호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껐다 켰다 반복했다. 며칠 뒤 깨달았다—기술 문제가 아니었다.
메시지는 보내지지 않아야 했다.
당신은 이미 다른 사람과 마지막 메시지를 나눴고, 나는 그 마지막을 읽었다. '이제 잘 지낼 거야'라고. 미소 이모지 셋 개. 우리의 대화는 그곳에서 끝나야 했다.
그런데 매일 밤, 손가락이 움직인다.
오늘따라 다르게 시도해봤다. 단어를 바꿔보고, 이모지를 빼보고, 존댓말로 썼다가 반말로 고쳤다. 모두 실패했다. 화면은 차가운 빨간색으로 내 집착을 거부했다.
손가락이 멈췄다.
이제 알겠다. 전송 실패는 오류가 아니었다. 그건 너그러움이었다. 세상이 내게 거는 마지막 배려였다. 보내지 말라는 신호. 너는 이미 온라인 상태에서 로그아웃했고, 나는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내일 밤 11시 47분, 다시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전송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실패하지도 않으니까.
'안녕, 잘 있어?'
전송 버튼을 누르면 그 익숙한 알림이 뜬다. 빨간 느낌표와 함께.
처음엔 와이파이 문제인 줄 알았다. 신호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껐다 켰다 반복했다. 며칠 뒤 깨달았다—기술 문제가 아니었다.
메시지는 보내지지 않아야 했다.
당신은 이미 다른 사람과 마지막 메시지를 나눴고, 나는 그 마지막을 읽었다. '이제 잘 지낼 거야'라고. 미소 이모지 셋 개. 우리의 대화는 그곳에서 끝나야 했다.
그런데 매일 밤, 손가락이 움직인다.
오늘따라 다르게 시도해봤다. 단어를 바꿔보고, 이모지를 빼보고, 존댓말로 썼다가 반말로 고쳤다. 모두 실패했다. 화면은 차가운 빨간색으로 내 집착을 거부했다.
손가락이 멈췄다.
이제 알겠다. 전송 실패는 오류가 아니었다. 그건 너그러움이었다. 세상이 내게 거는 마지막 배려였다. 보내지 말라는 신호. 너는 이미 온라인 상태에서 로그아웃했고, 나는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내일 밤 11시 47분, 다시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전송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실패하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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