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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불이 꺼질 때

매일 밤 11시, 옆 건물 3층의 창문에서 노란 불이 꺼진다.
나는 그것을 신호처럼 받아들였다. 저 불이 꺼지면 나도 잠을 청해야 한다는 신호.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았다. 별 것 아닌 습관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불이 켜지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늦은 걸 거라 생각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창문은 검은 채로 남았다. 나는 밤을 새워 창을 바라보곤 했다.
나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저 불빛의 주인이 누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불을 기다리다 보니 깨달았다. 나는 누군가의 존재만으로 안심했던 것 같다. 나와 전혀 다른 하루를 사는 사람이, 저 창에서 밥을 먹고,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고, 마침내 밤이 오면 불을 꺼는 그런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어제도 불은 오지 않았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어둠 속에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꿈속에서 누군가의 손이 전등의 스위치를 내려누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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