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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에 남은 계절

엄마가 떠난 뒤, 나는 엄마의 휴대폰을 해지하러 갔다.
직원이 초기화 전에 확인할 것이 있냐고 물었다. 없다고 하려다, 습관처럼 쇼핑 앱을 열었다.
장바구니에 물건 세 개가 담겨 있었다.
여름용 린넨 원피스, 프리사이즈. 자외선 차단 모자, 베이지. 그리고 비타민D 젤리, 60정.
엄마는 올해 여름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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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원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화면이 흐려졌다. 린넨 원피스의 상품평에는 '가볍고 시원해요'라는 글이 빨간 하트와 함께 달려 있었다. 엄마가 누른 하트였다.
결제 버튼 위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누르면 도착할 것이다. 아무도 열지 않을 택배가.
하지만 누르지 않으면, 엄마의 여름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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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제했다.
사흘 뒤, 현관 앞에 상자가 도착했다. 린넨 원피스를 꺼내 옷걸이에 걸었다. 모자는 신발장 위에, 비타민 젤리는 식탁 위에 놓았다.
햇살이 원피스 위로 쏟아졌다.
엄마의 여름이, 조금 늦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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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장바구니에도 누군가를 위해 담아둔 물건이 있나요?*
> *댓글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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