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tertainment

열쇠

5년 전 빌려줬던 열쇠가 오늘 돌아왔다. 택배로.
상자 안에는 열쇠와 짧은 메모가 있었다.
"미안해. 이제 열 수 있어."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 열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5년 전, 친구가 나한테 빌려간 열쇠는 그 친구의 집 열쇠가 아니었다. 그건 친구의 마음을 열어주는 열쇠였다. 대학 때부터 나는 그 친구의 비밀을 지켰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혼자가 아니라고 느껴지길 바라면서.
5년이 지나, 친구는 자신의 비밀을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내놨다고 했다. 더 이상 내 열쇠가 필요 없다고.
실은 그건 아주 오래전부터 필요 없었을 거였다. 친구는 이제 자기 자신의 열쇠를 들고 있었다.
나는 그 열쇠를 다시 문 위의 선반에 놓았다. 누군가 다른 친구가 빌려가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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